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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도전을 그린 해양문학

<로빈슨 크루소>, <모비 딕>, <노인과 바다>, <표해록>...


해양문학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거나 바다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문학을 말한다. 바다가 무대라는 점에서는 구약성경의 '요나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 북유럽의 '사가' 그리고 <천일야화>의 '신드바드의 모험'등을 들 수 있다. 근대문학에서 앵글로색슨 민족은 바이킹의 후예답게 D.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R.L. 스티븐슨의 <보물섬> 등의 걸작을 남겼으며, 낭만주의파 시인들도 바다에서 소재를 얻어 시를 지었다. G.G. 바이런의 '해적', S.T. 콜리지의 '늙은 선원의 노래', J.R 키플링의 시집 <일곱개의 바다> 등 주요 해양 문학은 모두 영국에서 꽃피었다. 선장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J.콘래드는 <청춘>, <태풍> 등의 단편소설 외에 <나시서스호의 흑인>, <로드 짐> 등의 장편소설을 쓰는 등 해양 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E.A. 포의 <큰 소용돌이에 삼키어>와 그 밖의 단편 H. 멜빌의 <모비 딕>, E.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 작품으로는 장한철의 <표해록>과 최부의 <표해록>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도고난을 헤쳐나가는 정신, <로빈슨 크루소>


선원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을 그린 D.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는 해양 탐험과 상업활동이 활발하던 1719년에 발표됐다. 이 작품에는 "어떤 어려운 환경에 처하더라도 인간은 고난을 헤쳐 나가 독자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립 정신을 갖고 있다." 라는 작가의 취지가 담겨 있다. 무인도에서 장장 28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보낸 한 인간의 파라만장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로빈슨 크루소가 공포에 질린 생존자에서 섬을 통치하는 주인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사시적으로 묘사했다.

이국적인 머나먼 섬나라에 대한 환상과 동경, 무인도에 표류한 뒤 재치 있게 여러 도구를 만들어가는 과정, 야만족의 출현과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 등 끊임없이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사건은 3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주의 섭리와 삶의 비극을 가르치는 바다,<모비 딕>


포경선을 탄 경험이 있는 특이한 이력이 있는 작가 H. 멜빌의 격족 높은 서사시적 산문체로 쓴 <모비 딕>,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힌 한인간의 투쟁과 파멸을 그린 전율적인 모험 소설이자 최고의 해양 문학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은 고래와 포경업에 관해 인류가 탐색하고 축적해온 지식, 우주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명상으로 가득하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하늘, 거친 파도와 폭풍 그리고 다시 잔잔한 바다와 하늘, 대양에서 펼쳐지는 노선장 에이해브와 흰 고래 모비 딕의 대결은 우저의 힘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그때 그 바다는 우주의 섭리와 삶의 비극을 가르치는 장이 된다.

잔인하고도 자비로운 바다에 대한 사랑과 지식, <노인과 바다>


불운과 역경에 맞선 한 늙은 어부의 숭고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강렬한 이미지와 간결한 문체로 그린 작품으로, 1945년 헤밍웨이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주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망망대해에서 청새치와 상어 떼의 공격을 받아가면서 힘겹게 투쟁하는 노인의 모습을 간결하고 박진감 넘치는 글로 묘사해 <노인과 바다>는 얼핏 '인간과 자연의 싸움을' 그린 소설로 보이지만, 노인이 청새치나 상어와 벌이는 싸움은 사실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의 한 과정이며 자연의 섭리다. 바다를 어머니로 생각하고, 자신이 잡은 물고기에게 형제애를 느끼며,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노인의 모습에서는 오히려 헤밍웨이의 시대를 앞선 자연 친화적, 생태주의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바다를 표류한 기록, <표해록>


조선 영조 46년 (1770년), 제주도 사람 장한철은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에 오르겠다는 큰 뜻을 품고 일행 26명과 함께 제주항을 떠나 한양으로 가다가 육지가 바라보이는 지점에서 폭풍우를 만나 서북풍에 밀려 망망대해를 헤매게 된다. 마침내 일본 호산도라는 무인도에 표착하지만, 갖은 봉변을 당하다가 결국 8명만 살아 귀환한다. 호산도에서 살아 돌아온 장한철은 이후 임금의 명령에 따라 <표해록>을 저술했는데, 후세 학자들로부터 '국문학 사상 보기드문 해양문학의 백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표해록> 중에는 최부의 <표해록>도 있다. 조선 성종 때 제주도 지방관인 최부가 부친상을 당해 고향인 나주로 가던 길에 풍량을 만나 중국에 표류한 일을 기록한 책이다. 최부의 <표해록>에는 중국의 실록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15세기 말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사료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빈슨 크루소>, <보물섬>, <모비 딕>, <노인과 바다>의 공통점은 바로 바다를 주요 대상으로 삼았거나,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해양 문학이라는 점이다. 해양 문학에는 물론 사람이 등장하지만 동경, 희망, 모험심 등을 제공하는 바다야말로 해양 문학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출처

물, 자연 그리고 사람 (사보,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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